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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활 정보

인화 - 황인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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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화

 

그는 저녁을 먹다 말고 여름 계곡 물소리가 듣고 싶다고 했다 거기에도 음악이 있다나

지난여름, 우리는 계곡의 한가운데 있었다

계곡물로 차가워진 수박과 웃고 떠드는 아이들, 여름의 빛과 근교 유원지의 나른한 소란스러움 따위로 가득한 곳

거기서 우리는 그 여름의 마지막 수박을 갈랐다

그러자 쩍 소리와 함께 시커먼 속이 보였다

그것은 믿을 수 없을 정도로 달고 시원했지만 그 다음 일은 잘 기억나지 않는다 산속의 밤이 어두웠고 반딧불의 흐린 빛은 물위를 떠돌다 곧 사라졌다는 것만이 기억날 뿐

지금도 그날을 생각하면 수박의 시커먼 속에

희고 작은 빛이 어른거리는 장면만 떠오른다

그런데 그 수박은 뭐였을까? 그 질문을 꺼내자 설명할 수 없는 침묵이 그날의 저녁을 가득 채우기 시작했다

그후로 우리의 삶은 결코 해명되지 않는 작은 비밀을 끌어안은 채로 계속된다

잠들기 전 끝없이 이어지는 생각의 끝에도

무심코 올려다본 하늘이 너무 아름다워 놀라는 순간에도

그 여름은 뭐였을까, 자꾸 생각하게 되고

우리의 여름은 여름밤의 반딧불이 점멸하다 사라지는 것처럼 갑작스럽게 끝나게 된다

 

 

<이걸 내 마음이라고 하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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